【완전판】일본은행 구 오타루 지점

 일본은행 오타루 지점은 도시의 부와 국영 은행의 재력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1920년대 중반에 은행 수는 홋카이도의 청사가 있는 삿포로에 13개 은행이 있었는 데 비해 오타루 시내에는 약 25개 은행이 있었습니다. 오타루는 19세기 말에 홋카이도의 현관이 되었습니다. 즉, 화물과 이주자는 먼저 오타루 항구를 통해 오타루에 도착하고, 곡물 등 식료품은 러시아와 유럽으로 수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혼슈 곳곳으로 운반되었습니다. 계속 성장하는 이 항구 도시를 위해 일본 은행은 금융 거래와 국제 통화 교환을 간소화했습니다.

【화폐 개혁】

 도쿠가와 막부(1603~1867) 하에서 국제 무역에서는 금화와 은화가 사용되었습니다. 19세기 중반의 막부와 외국 세력 간의 불평등 통상 조약으로 일본의 통화가 과소평가되었으며, 그 결과 대량의 금이 해외로 유출되었습니다. 이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882년에 일본은행이 설립되었고, 지폐 발행과 일본의 통화 및 금융 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졌습니다. 메이지 정부(1868년~1912년)가 공식 통화로 ‘엔’을 도입한 지 11년 후의 일이었습니다.

 1885년에 일본은행이 첫 지폐를 발행했고, 은은 지폐와의 교환이 보증되었습니다. 그 후 1887년에 일본은 많은 서양 국가들의 뒤를 이어 화폐의 기준으로 금을 채택했습니다. 홋카이도에서의 금융 거래를 추진하기 위해 1893년에 일본은행의 지점이 오타루에 개설되었습니다. 오타루 지점은 재정 자금의 보관, 수령, 유통을 취급할 뿐만 아니라 홋카이도에서 채굴된 금을 구입하여 금 비축량을 늘렸습니다.

【성공의 상징】

 오타루의 일본은행 신사옥은 1909년부터 1912년까지 3년에 걸쳐 건설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다쓰노 긴고(1854년~1919년)와 그의 제자 나가노 우헤이지(1867년~1937년)가 설계한 르네상스 리바이벌 양식의 건물이었습니다. 다쓰노는 그 당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 사람이었으며, 대표작으로는 도쿄 니혼바시에 있는 일본은행 본점(1896년)과 붉은 벽돌 구조의 도쿄역 마루노우치 역사(1914년)가 있습니다. 다쓰노는 고부 대학교(현재의 도쿄 대학 공학부)에서 영국 건축가인 조시아 콘도르(Josiah Conder, 1852년~1920년)가 지도한 1기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2층 건물인 오타루 지점 사옥에는 방화 대책으로 철골 구조를 도입하고 바닥과 지붕에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지붕을 지탱하는 뼈대도 철골로 되어 있어 버팀목을 사용하지 않아도 은행 홀의 넓은 개방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이층의 회랑에서는 은행 홀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어 이곳에서 은행 지점장이 아래층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쓰노는 내부 곳곳에 일본은행의 상징인 한자 ‘日(날 일)’의 고대 서체를 모티브로 한 마크를 도입했습니다. 이 원형 마크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지폐에 인쇄되어 있습니다.

 사옥의 벽돌 외관은 돌과 비슷한 시멘트로 덮여 있어 비와 눈으로부터 벽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에는 북쪽 지붕을 따라 4개의 돔과 남동쪽 모퉁이에 오타루 항구를 바라볼 수 있는 4층짜리 망루가 달려 있습니다.

 2002년에 은행으로서의 영업은 종료했으며, 이후 개수되어 2003년에 ‘일본은행 구 오타루 지점 금융자료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전시물 중에는 오타루 금융 지구의 축척 모형, 실제로 사용되었던 금고실 등이 있습니다. 입장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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